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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롤 스토리

[롤 스토리] 소녀, 기계가 되다. |오리아나|

by BZOORYU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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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77번째 챔피언

시계태엽 소녀

오리아나

https://youtu.be/YALL5zgJoqo

오리아나

시계태엽 소녀

다양한 가게가 줄지어 있는 필트오버의 상점가에는 유명 기능장인 코린 레벡의 작업실도 있었다. 놋쇠 의족, 의수 제작의 장인으로 알려진 코린의 작품은 너무나도 섬세하고 아름다워서 가끔은 실제 팔다리보다 더 뛰어나 보이기도 했다. 코린의 딸, 오리아나는 작업실의 견습생이었다. 친절하고 호기심이 많았던 오리아나는 가게 운영에 타고난 소질을 보였고, 실력 역시 뛰어나 자라면서 장인의 모습을 갖춰갔다.

 

오리아나는 모험심이 강했지만, 딸의 안위를 걱정했던 코린은 오리아나가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다. 대신 가끔 극장에 데려갔다. 그곳에서 무용수들은 뛰어오르고 빙글빙글 돌며 먼 나라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 모습을 보며 언젠가 이 신비롭고 낯선 땅을 방문할 날이 오기를 꿈꾼 오리아나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시계태엽 장치 무용수들을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도시 자운에서 참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폭발로 인해 파열된 화학물질 운송관에서 유독 가스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오리아나는 사고 피해자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지만, 코린은 허락하지 않았다. 자운은 너무나도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오리아나는 장비를 최대한 챙겨 밤에 몰래 빠져나와 마법공학압식 하강기를 타고 지하도시로 향했다.

 

사고의 참상은 상상을 초월했다. 거리에는 폭발 잔해가 가득했고, 자운 시민들은 누더기만으로 얼굴을 가린 채 독가스 속을 걷고 있었다. 오리아나는 밤마다 호흡기를 수리하고 기계 식도를 달아 주었다. 심지어 숨쉬기 힘들어하는 아이를 위해 자신의 마스크까지 양보했다.

 

집으로 돌아온 딸을 보고 코린은 분노했다. 하지만 얼마 후 폐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오리아나는 심한 병에 걸리고 말았다. 딸을 죽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던 코린은 일생일대의 과업에 매달렸다. 실제와 같은 인공 폐를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몇 주간 밤을 새우며 연구한 끝에 결국 코린은 인공 폐를 만들어 직접 딸의 몸에 이식했다. 그리고 오리아나가 또다시 먼 길을 떠나지 못하도록 폐의 태엽을 감을 수 있는 열쇠를 자신의 금고에 보관했다.

 

오리아나는 작업실로 돌아왔지만, 독은 몸 전체로 퍼져 나갔다. 부녀는 열성적으로 새로운 인공 장기와 삽입물을 만들어 기능을 잃은 장기들을 대체해 갔다. 오리아나의 신체는 점점 기계로 변했고 결국 멀쩡한 건 심장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어 일터를 자운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지만, 코린은 딸을 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잠깐이었지만 두 사람은 행복했다.

 

시간이 갈수록 오리아나는 예전의 모습을 잃어갔다. 옛 기억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번뜩였던 기지는 점차 무뎌졌다. 한때 즐겨 만들었던 시계태엽 장치 무용수들도 예술 작품이 아닌 정교한 기계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시간이 멈춘 듯한 오리아나와는 달리 코린은 세월의 무게를 피할 수 없었다.

 

사업이 오랫동안 부진하자 코린은 가슴 통증으로 인해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오리아나가 아버지를 부양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오리아나는 인형을 만드는 데 점차 능숙해졌다. 무용수 인형을 만드는 일은 비록 예전처럼 즐겁진 않았지만, 큰돈을 가져다주었다. 그런데도 돈이 부족해 아버지를 살리는 데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없었던 오리아나는 그 지역의 한 화공 남작을 찾아갔다.

 

그자가 '어떻게' 마법공학 수정을 손에 넣었는지 오리아나는 묻지 않았다. 그저 달라는 대로 값을 치를 뿐이었다. 하지만 수정을 사용하기도 전에 화공 남작은 다시 찾아와 돈을 요구했다. 남작이 세 번째 다녀간 후 돈이 다 떨어지자 오리아나는 문제가 곱게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이 마법공학 수정으로 만들던 장치를 바라봤다. 아직 완성되지 않아 인간의 몸에 넣기에는 너무 투박하고 강력했다. 오리아나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자신에게는 인간의 심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심장이 필요했던 코린에게 자신의 심장을 주기로 한 것이다.

 

오리아나는 몇 주에 걸쳐 마법공학 수정을 넣을 수 있는 시계태엽 구체를 만들어 자신의 신체에 이식했다. 이는 앞으로 있을 모험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수술을 시작했다.

 

그렇게 코린은 사랑했던 딸의 마지막 남은 부분을 자신의 몸속에 품었다. 오리아나는 일정하게 뛰는 아버지의 심장 소리와 아름다운 구체 속 마법공학 장치가 내는 낮은 울림에 밤새도록 귀 기울였다. 그리고 그제야 자신이 인간다운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두려움이나 후회는 없었다. 그저 그 사실을 받아들일 뿐이었다. 오리아나는 완전히 새로운 존재, 시계태엽 소녀로 거듭나 있었다. 이제 세상이라는 거대한 기계 속에서 자신이 들어갈 곳을 찾아야 했다.

 

새벽이 되자 오리아나는 폐를 작동시키는 태엽 열쇠를 꺼내 구체로 등에 단단히 용접했다. 그리고 영원히 집을 떠났다.

 

코린은 눈을 떴다. 작업실 안에는 수백 개의 인형이 있었다. 그중 절대로 팔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인형도 보였다. 바로 태엽 열쇠로 감지 않아도 끝없이 빙글빙글 도는 금빛 무용수였다.

 
- 스토리 출처

오리아나 - 배경 이야기 -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 (leagueoflegends.com)

 

오리아나 - 배경 이야기 -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

다양한 가게가 줄지어 있는 필트오버의 상점가에는 유명 기능장인 코린 레벡의 작업실도 있었다. 놋쇠 의족, 의수 제작의 장인으로 알려진 코린의 작품은 너무나도 섬세하고 아름다워서 가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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